교복 차림의 민석이(14·불암중 1)가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온다. 오른손에는 지팡이, 왼손에는 친구 택근이(14)의 부축이 있지만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한다.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지팡이를 고쳐 잡아보자." 계단이 끝났음을 느끼던 찰나에 들려오는 목소리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지팡이를 세워 잡고 콕콕 찍는 게 깊이를 알기 편했지? 근데 평지에서는 바닥을 갈지자(之)로 쓸면서 장애물이 있는지 확인해야 해." 임정순(46)씨는 아이의 손 모양을 고쳐준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노원청소년수련관에서 이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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