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기차를 타고 서울을 향해 달렸다. 무엇인가에 대한 '기다림'이 없다면, 이 삶은 얼마나 황폐할까. 평소 실물을 보고 싶었던 사상가가 방한한다는 소식에 나는 한껏 들떠 있었다. 물론 그의 저서를 처음 접했을 때의 압도된 흥분은 아니었지만, 오래도록 알고 있는 지인을 만나러 가는 적당한 설렘이 함께했다. 드디어 커다란 강연장으로 들어오는 반백(半白)의 그가 보였다. 텅 빈 강연장에 비해 너무도 작아 보이는 책상과 의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남루한 군용바지에 티셔츠,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분주한 제스처의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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