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 끝에 몇 차례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치고 나서 처음 한강에 나가봤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수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다. 강은 두어 차례 내린 비로 차오를 대로 차올라 팽팽하게 불어 있었다. 저녁 8시가 넘었지만 그리 어둡지 않아, 사물의 식별이 가능할 뿐 아니라, 풍광의 선(線)이 한결 부드러워 보이는 덕에 눈 뜨기가 편안했다. 한강에 오면 으레 '걸어야겠다'는 생각에 쉬지 않고 걷곤 했지만, 오늘은 왠지 어디엔가 앉아 있고 싶었다. 비어 있는 의자 중 강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앉았다. 강 건너 마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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