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신세인데도 노(老)신부는 아이처럼 신이 났다. 텁수룩한 수염 사이로 전라도 사투리가 흘러나왔다. "젊어서 배우처럼 자알~ 생겼었제. 사제 안 되었으면 연애박사가 되었을 것인디." 신부의 손끝이 가리키는 컴퓨터 화면이 흑백사진들로 가득하다. '1931년 12월 5일'이란 글자가 적힌 출생신고서, 일곱살 적 작은형과 찍은 사진, 한 달 반 배를 타고 한국으로 건너올 때 찍은 여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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