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寸待機(일촌대기·잠깐만 기다리세요)'. 1917년 10월 7일 한강인도교('한강대교'의 전신)가 개통된 직후 다리 난간에 큼지막한 네 글자의 한자 표어가 내걸렸다. 자동차와 보행자를 위한 최초의 한강 다리는 순식간에 경성의 명물이 됐지만, 다리에서 투신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해 사회문제로 대두했기 때문이다('한국 건설 기네스'). 수백 년간 배 타고 건너던 한강물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건 신기한 구경거리였지만, 사는 게 힘들던 일부 사람에겐 '치명적 유혹'이기도 했다. 1921년 말 어느 시민은 휴일 저녁 한강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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