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길(惟斯吉·위스키), 발란덕(撥蘭德·브랜디), 상백윤(上伯允·샴페인), 두송자주(杜松子酒·진), 당주(糖酒·럼)…. 1876년 개항과 함께 이 땅에 들어온 서양 술의 한자 표기명이다. 청일전쟁 중이던 1894년 겨울, 조선을 샅샅이 누빈 영국 여성 비숍은 "프랑스풍 시계, 독일식 거울과 함께 양주(洋酒)에 대한 기호가 젊은 양반 자제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청년 양반층이 외국산 박래품(舶來品)으로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과시하는 데 급급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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