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
소나기 지나가고 물웅덩이가 남아 있네 물웅덩이 속으로 구름이 지나가네 구름 속으로 고추잠자리가 사라지네 말라붙은 흙 속으로 하늘이 사라지네 흙 속으로 사라진 하늘에서 개망초가 올라오네 개망초 위로 소나기와 구름과 고추잠자리가 지나가네 모두가 지나간 자리에 첫눈이 내리네
―이창수(1970~ )
끊임없이 하늘로 말려올라 가던 고장난 텔레비전 화면처럼 이 시는 '지나간다'고 말한다. 생애 처음 몰래 술을 마시고 누웠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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