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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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시] 맨드라미
Nov 6th 2012, 14:30

맨드라미 화단 앞에서 수탉 두 마리가 싸우고 있다. 땅을 박차고 허공을 날며 서로 대가리를 콕콕 쪼아대는데, 벼슬에서 피가 얼키설키 쏟아진다. 싸움에는 퇴로가 없다. 기세등등한 부리가 화살이자 곧 과녁이다. 장벽으로 마주 보고 있다가도 다시금 치받으니, 이것이야말로 생을 벼랑으로 밀고 가는 싸움이겠다. 급기야 한 마리가 이승 너머까지 나아가는 줄 알고 비명을 지른다. 수탉의 대가리에서 붉디붉은 맨드라미 활짝 핀다. 그때 대숲에서 은둔하던 족제비 부부가 수탉 한 마리씩 물고 논길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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